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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하는 사람들의 추억 내음, 봄나물 2012-04-16

우먼센스 | 추천 4 | 조회 5706



봄나물에는 사람을 끌어당기는 힘이 있다. 겨우내 움츠렸다 향내를 풍기며 맘껏 솟아나는 존재감 때문인지, 이내 즐길라 치면 벌써 다음해를 기약해야 하는 찰나의 묘미 때문인지 여느 계절 나물과는 다르게 유난히 기다려지니까 말이다. 요리하는 사람들에게도 봄나물은 남다른가 보다. 봄나물 향내보다 진한, 그들의 봄나물 이야기.

 

 

◆ 시골 밥상의 은은하고 향긋한 여운 < 가수 양희은의 유채와 돌나물 >


"5년 동안 매주 시골 마을을 찾아 밥상을 차렸다. 시골 밥상의 양념은 3~5년 묵은 간수 뺀 굵은소금, 어머니께서 담그신 간장, 된장, 고추장, 직접 농사지어서 짠 들기름, 참기름, 들깨부숭이, 참깨부숭이, 직접 기른 파, 마늘… 음식 재료라야 그것뿐이다. 단순하다.

 

봄에 어린순이 나올 때 산에 가서 일일이 따서 삶아 말려서 묵혀두고 장아찌로 담그고, 부각을 만들고… 그 지혜롭고도 맵디매운 살림살이며 주름진 웃음, 그리움, 쓸쓸함 등이 전해져 오는 어르신들과의 만남은 여운이 길다. 시골에서는 철 따라 순리대로 돋아나는 자연을 그대로 먹으니 어찌 맛나지 않고 어찌 기억에 남지 않을 수 있을까.

 

꽃만큼 향기로운 유채 잎과 담장에 앙증맞게 얼굴을 내민 돌나물을 뜯어 최소한의 양념만 해서 무치니 입안에 향긋함이 퍼진다. 시골 어머님댁 맛은 나물 하나에서도 순하고 격조 있고 은은한 양반의 맛이 난다. 채소의 맛이 그대로 살아난다."


유채돌나물겉절이


재료
유채 잎, 돌나물, 굵은소금, 간장, 식초, 참기름, 고춧가루, 깨소금, 다진 마늘

1_굵은소금을 푼 물에 간장, 식초, 참기름을 넣는다.

2_고춧가루, 깨소금을 넉넉히 넣고 잘 젓는다.

3_다진 마늘을 넣어 양념장을 완성한다.

4_적당한 크기로 자른 유채 잎에 돌나물을 섞는다.

5_양념장을 뿌려 버무린다.

자료제공: < 양희은이 차리는 시골밥상 > (반찬가게)

 

 

◆ 장하디 장한 새순 < 발우공양 대안 스님의 두릅 >


"두릅은 두릅나무에 열리는 새순을 말한다. 봄이 되면 두릅만의 풋풋한 향과 색으로 새순을 탁! 하고 터뜨린다. 봄이면 소풍을 가듯 나물을 뜯으러 산에 올라가곤 하는데 두릅은 흔하지 않아 그 군락을 만나면 횡재한 기분에 여간 반가운 게 아니다. 하지만 막상 가까이 다가가면 탄식이 나올 때가 많다.

 

두릅의 첫 순이 아직 어린데도 탁, 탁 끊어버려 그 생명을 다하게 하는 사람들의 욕심 때문이다. 두릅은 첫 순이 가장 크고 영양분도 많다. 다음부터는 약하게 올라오는 것이 보통이다. 이리도 여린 두릅이 겨우내 추위를 참고 힘겹게 피워낸 장한 첫 순. 그 생명의 아름다움을 소중하게 생각한다면 또 두릅 군락을 만나 기뻐할 다음 사람들을 생각한다면 두릅 첫 순이 봄의 기운을 흠씬 흡수할 수 있도록 두고 볼 일이다."

 


두릅초밥

 

재료
배아현미 400g, 두릅 12대, 집간장 1작은술, 참기름·소금·고추냉이 적당량씩, 단촛물(2배식초·설탕 4큰술씩, 소금 1작은술)

1_냄비에 2배식초, 설탕, 소금을 넣고 약한 불에서 은근히 끓여 단촛물을 만든다.

2_배아현미는 씻어 불린 후 고슬고슬하게 밥을 짓는다.

3_밥이 지어지면 뜨거울 때 단촛물을 뿌려가며 잘 섞는다.

4_두릅은 끓는 물에 소금을 넣고 데쳐 물기를 꼭 짠다.

5_두릅에 참기름과 집간장을 넣어 버무린다.

6_밥을 한입 크기로 모양내어 쥐고 고추냉이를 살짝 올린 다음 밑간한 두릅을 얹어 낸다.

 

 

◆ 봄 기운 수확하러 나선 길 < 방랑식객 산당 임지호의 보리새순과 달래 >


"가을에만 수확하는 것이 아니다. 나에게는 봄도 가을처럼 풍성한 계절이다. 며칠 전 약간은 이르지만, 봄기운을 수확하고파 여느 때처럼 훌쩍 떠났다. 남녘엔 벌써 봄의 기운들이 지천이고, 향긋한 풋내를 폴폴 풍기며 봄나물들이 나에게 인사한다. 특히 보리새순은 그 향이 더욱 진해 늘 그냥 지나칠 수가 없게 만든다. 양손 가득 가져온 보리새순으로 내 특기인 즉흥 요리를 만들어 사람들에게 봄을 선물했다.

 

향긋한 봄의 풋내를 입안에서 즐기고 싶어 보리새순의 즙을 내 요리에 넣었더니 음식을 맛보는 사람들마다 행복한 표정이다. 풍요로운 그들의 표정을 보고 있으니 수확을 기다리는 농부의 마음처럼 뿌듯하다. 올봄의 수확은 아무래도 대풍인 듯싶다."


보리새순밥찜 & 달래밥찜


재료
보리새순밥찜(잡곡밥 1/2공기, 보리새순, 소금 약간), 달래밥찜(달래 1묶음, 두부 1모, 잡곡밥 1/2공기, 된장 2큰술, 생강즙 약간), 보리새순 과자 접시(밀가루 5컵, 보리새순즙 적당량, 잡곡밥 1/2공기, 소금 약간, 요구르트 1병)

1_보리새순은 흐르는 물에 깨끗하게 씻어 체에 밭쳐 찜에 쓸 분량만 남기고 즙을 낸다. 달래는 깨끗한 물에 씻어 헹군다.

2_볼에 밀가루를 담고 ①의 보리새순즙을 조금씩 넣어가며 약간 질다 싶을 정도로 반죽을 하다가 잡곡밥, 소금, 요구르트를 더해 알맞게 반죽을 완성한다.

3_②의 반죽을 밀대로 얇게 밀어 20×30㎝ 크기의 직사각형 모양이 되도록 칼로 잘라 반죽을 4장 만든다.

4_③의 반죽 2장을 180℃로 예열한 오븐에 넣고 앞 뒤판이 노릇하게 익으면서 부풀어 오르도록 3~5분 정도 뒤집어가며 구워 접시 모양으로 과자를 만든다.

5_끓는 물에 ⓛ에서 남긴 보리새순을 넣고 숨이 죽으면 바로 건져 찬물에 헹군 후 양손으로 꾹 눌러 물기를 짠다.

6_⑤의 보리새순 데친 것에 잡곡밥을 넣고 버무린 후 소금으로 간을 한다. ⓛ의 달래는 2등분한 후 된장, 생강즙, 잡곡밥과 함께 버무린다.

7_두부를 얇게 슬라이스하고 ⑥의 달래밥무침과 번갈아가면서 켜켜이 쌓는다.

8_③에서 남긴 보리새순 반죽 2장에 각각 ⑥의 보리새순밥과 ⑦의 두부달래케이크를 올려 보자기처럼 감싼다. 찜통에서 반죽이 익을 정도로 살짝 쪄낸 후 반으로 잘라 ④의 보리새순 접시 위에 담아 먹는다.

 

 

◆ 봄나물로 차린 잔칫상 < 블링블링 신군 셰프 신효섭의 취나물 >


"나는 서울에서 태어났지만 고향 하면 충남 예산의 외갓집이 생각난다. 마을에서도 가장 끝집인 외갓집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고향 분위기가 그대로 묻어나는 곳이다. 게다가 어머니 형제는 9남매. 한 번 모일라 치면 금세 50~60명이니 명절이면 동네잔치와 다를 바 없다.

 

어릴 때부터 봄이면 이모들과 우르르 산에 올라 봄나물을 뜯곤 했다. 봄에 친척들이 모이면 취나물장아찌와 보쌈을 즐겨 해 먹었다. 입이 많으니 지천에 있는 취나물로 넉넉하게 장아찌를 담그고 돼지 한 마리 잡아 보쌈 고기를 삶는다. 다 같이 둘러앉아 푸지게 먹다 보면 동네잔치처럼 흥이 나고 기분이 좋아진다."


취나물장아찌


재료
취나물 500g, 간장 3컵, 소주·매실 엑기스·식초 1컵씩, 육수(물 8컵, 다시마(10×10cm) 1장, 양파 1개, 생강 10g, 마늘 3쪽, 마른 고추 2개, 명태 1마리)

1_냄비에 육수 재료를 모두 넣고 1시간 정도 끓인다.

2_취나물은 깨끗이 씻어 채반에 밭쳐 물기를 모두 없앤다.

3_간장, 소주, 매실 엑기스, 식초, 육수를 섞어 끓인다.

4_취나물에 ③의 뜨거운 간장물을 부어 숨이 죽으면 나물을 건진다.

5_④의 취나물에 남은 간장물을 완전히 식혀 부은 뒤 무거운 그릇으로 눌러 밀봉한다.

6_3일 후에 국물만 따라 끓인 후 식혀 다시 붓는다.

7_2일 후에 국물만 따라 끓인 후 식혀 다시 부어 먹기 시작한다.

 

 

◆ 봄동 피던 산골 고향의 추억 < 도쿄 사이카보 총괄이사 오지선의 봄동 >


"초등학교 때부터 일본에서 살았으니 딱히 한국이나 고향에 대한 이미지가 나에겐 없다. 어릴 때부터 어머니가 조근조근 이야기해주시던 것들이 내가 지금 떠올리는 고향의 그것이다. 그런 나에게 고향의 봄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봄동'이다. 어머니가 어찌나 봄동을 좋아하시는지 한국에서 직접 공수해-일본에는 봄동이 없다-

 

한꺼번에 데친 뒤 냉장고에 얼려두고, 때마다 꺼내 된장에 쓱쓱 무쳐 드시곤 했다. 나 역시 봄동이라는 이름도 모른 채 맛나게 먹은 기억이 난다. 언젠가는 일본에 들어가는데 정신없이 바빠 봄동을 안 사갔더니 어머니가 '싱싱한 봄동으로 김치 대신 겉절이를 해 먹으려 했는데…'라며 어찌나 서운해 하시던지. 아마도 나의 고향에는 봄동이 그득하게 꽃처럼 싱그럽게 피어 있지 않았을까?"

 


봄동겉절이

재료
봄동 350g, 굵은소금 약간, 겉절이양념(홍고추 3개, 양파 1/4개, 고운 고춧가루·다진 마늘·소금·설탕 1큰술씩, 식초 2큰술, 물엿·깨소금·참기름 1작은술씩)

1_봄동은 뿌리를 먼저 갈라낸 후에 한 잎씩 떼어서 흐르는 물에 씻는다.

2_①의 봄동을 작은 것은 그대로 쓰고 큰 것은 먹기 좋은 길이로 가른다.(굵은소금은 사용하지 않았네요??)

3_홍고추는 깨끗이 닦아서 씨째 적당한 크기로 잘라 믹서에 넣고 고운 고춧가루, 양파, 다진 마늘, 설탕을 넣어 곱게 간다.(양념 재료에서 소금은 사용하지 않았네요??)

4_③의 양념을 큼직한 볼에 담고 식초와 물엿, 깨소금, 참기름을 넣고 섞어서 겉절이양념을 만든다.

5_②의 봄동을 ④의 양념으로 살살 버무려 냉장고에 넣어두었다가 바로 먹는다.

촬영협조_올리브TV < 올리브쇼 >

 

 

기획: 정미경 기자, 이경은(프리랜서) | 사진: 홍상돈, 김승환, 김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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