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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석의 아내 한의사 김수경이 차리는 착한 밥상 2014-11-27

레이디경향 | 추천 24 | 조회 37192

'국민 약골' 이윤석을 보듬는 한의사 아내. 묻고 싶은 것이 참 많은 김수경 원장이 「착한 밥상」이라는 제목의 책을 냈다. 한의사로서 치료의 간극을 줄이기 위한 시도였고, 교통사고 후유증을 이겨낸 셀프 임상 기록이기도 하다.

「착한 밥상」에는 진료 경력 10년이 넘는 중견 한의사의 연륜이 오롯이 담겨 있었다. 처음에는 김수경(37) 원장 역시 음식과 몸의 상관관계를 깨닫지 못했다. 음식과 약의 뿌리가 같다는 '식약동원(食藥同源)'은 책에서나 나온 말이라고 생각하던 시절이었다.


"아파트로 이사 가면서 슈퍼마켓이 가까워진 게 화근이었어요. 달콤한 음료에 중독됐고, 퇴근 후에 간단히 만들 수 있는 참치 김치찌개나 햄을 넣은 김치볶음밥으로 식사를 해결했죠. 주말마다 남편과 맛집 순례도 나섰고요."

사실 바쁜 일상에서 식약동원을 실천하기란 쉽지 않다. 김 원장 역시 아침에는 출근하기 바빴고, 퇴근 후에는 친정 엄마표 마른 반찬과 인스턴트 식품으로 연명해나갔다. 그러다 인생을 뒤흔든 사고가 일어났다. 중장비를 실은 덤프트럭이 그녀의 차를 들이받은 것이었다. 뒷좌석이 운전석까지 밀려들어올 정도로 큰 사고였다. 골반 쪽 인대가 찌익 하고 늘어나는 느낌은 지금 생각해도 소름이 끼칠 정도라고 한다. 이때부터 시작된 통증은 김 원장을 옭아맸다. 결국 일을 정리하고 치료에 전념할 수밖에 없었다. 24시간 묵직한 느낌의 허리 통증이 지속됐고, 설거지라도 하고 나면 반드시 누워서 쉬어야만 했다. 환자 입장에서 느끼는 치료의 한계는 우울증을 부르기까지 했다.

그러던 중 평소 존경하던 한의사 선생님으로부터 "음식을 바꿔보라"라는 권유와 함께 양념을 최소화하고 건강을 돌보는 조리법 몇 가지를 건네받았다. 처음에는 음식이 어떻게 사람을 고치겠느냐는 마음에 영 내키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식단 조절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맛도 없고 역하게 느껴지기도 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담담한 맛에 익숙해졌다. 속도 편하고 몸도 든든해지는 기분이었다. 직접 몸으로 체감한 것이기에 자신이 진료하는 환자들과도 나누고 싶었다.

"관절이 아프거나 비염이나 피부 트러블 등으로 고생하는 환자분께는 약보다 음식 바꾸기를 권합니다. 물론 '양념이 안 된 음식을 도저히 못 먹겠다'라거나 '식단 때문에 너무 힘들다'라고 하죠. 그건 저도 경험했던 거라 충분히 공감해요. 그래서 더 다양하고 지속적으로 섭취할 수 있는 요리법을 소개하게 된 거죠."

김 원장은 블로그(blog.naver.com/kidzfood)를 통해 평소 집에서 해 먹는 요리의 사진과 조리법을 올린다. 화려한 기교를 부린 여느 블로거들의 요리 사진과 달리 정말 제대로 된 '집밥'의 기록을 보는 듯하다. 어떤 음식을 어떻게 섭취하면 좋다는 표본을 직접 보여주기 위한 그녀의 노력은 꾸준히 늘어나는 방문자 수로 증명되고 있다. 궁중 요리를 뚝딱 차려내던 외할머니부터 솜씨 좋은 친정엄마로 이어진 손맛은 김 원장에 이르러 꽃을 피운 듯하다. 음식으로 자신감과 긍정의 에너지가 샘솟는 경험을 했기에 한 사람에게라도 그 기분을 전해주고 싶었다고.

이과 여자, 문과 남자를 만나다


이윤석의 오랜 별명 '국민 약골'. 이경규는 이윤석·김수경 부부를 가리켜 "결혼생활 아닌 간병생활이다"라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아내 입장에서는 속상하고, 의료인 입장에서는 기분이 상할 수도 있겠다 싶었는데, 김 원장은 "그걸로 먹고살죠"라고 활짝 웃었다.


"사실 처음엔 속상해서 그만두라고 하기도 했어요. 그런데 사람들은 남편에게 그런 걸 요구해요. 개그맨은 자기를 낮추고 남을 웃기는 사람이니까요. 아내 입장에서는 찡하고 속상하지만, 그의 직업적 특성을 이해하기로 했죠."

김 원장은 남편을 "두 발이 공중에 떠 있는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현실 감각이 제로에 가까운 이상주의자이며 탐미주의자라는 것이다. 음식도 맵고 짠 것을 좋아하고, 술과 담배를 즐긴다. 착한 밥상을 실현하고 있는 아내와 정반대로 가고 있는 셈이다. 두 사람은 직업과 성격부터 식성까지 완벽히 달랐다. 출퇴근이 정확한 한의사와 스케줄이 불규칙한 연예인으로 생활 패턴마저 달랐다. 결혼 초반에는 다른 점만큼이나 충돌이 많았다.

"지나고 나니 충돌마저도 애정의 표현이었던 것 같아요. 한 끼라도 좋은 것을 먹이고 싶은 아내와 맛있는 것을 즐기고 싶은 남편. 그렇게 몸과 입이 충돌을 한 거죠. 지금은 그 중간 어디쯤으로 타협했어요."

어느덧 결혼 9년 차의 내공이 느껴지는 말을 하던 김 원장은 남편을 처음 만나던 때를 회상하더니 "지금 이런 말을 하면 조금 쑥스럽지만"이라고 운을 떼며 웃었다.

"제가 연예인이랑 결혼하게 될 줄은 꿈에도 생각 못했어요. 중·고등학교 때 집에 TV가 없어서 남편이 몸개그를 한다는 것도 몰랐거든요. 실제로 만난 남편은 굉장히 자상했어요. 공부만 하던 제게 처음으로 철학적인 화두를 던져준 사람이죠."

지금은 밥상을 차릴 때 남편과 자신의 반찬을 달리한다고 한다. 이윤석의 반찬은 자신의 건강법과 남편의 취향 중간쯤에서 맛을 낸다. 한 번에 바뀌지 않더라도 조금씩 나아지는 것이 좋다는 생각에서다. 장이 좋지 않아 설사를 달고 살던 이윤석은 아내의 식단 덕에 지금은 쾌변을 본다.

음식의 중요성을 강조한다고 해서 무조건 집밥만 고집하는 것은 아니다. 인체는 자정 능력이 있어서 과식하지 않는다면 굳이 몸 사릴 필요가 없단다. 김 원장은 지금도 주말이면 남편과 외식을 한다. 물론 메뉴 선정과 섭취에는 신중을 기하는 편이다. 가장 선호하는 메뉴는 생선회. 필수지방산이 풍부하고 변성되지 않은 양질의 단백질과 미네랄을 섭취할 수 있어서다. 스테이크는 안심이나 채끝처럼 기름기가 적은 부위를 선택하고, 피자는 도우가 얇은 것으로 주문한다. 양념된 고기는 첨가물이 들어갈 확률이 많아 되도록 생고기를 선택하고, 보쌈에 곁들여 나오는 김치는 씻어 먹어 자극을 최소화하는 방법을 택한다. 건강한 재료를 쓰는 김밥집이나 천연 발효 빵집도 종종 이용한다.

보약보다 귀한 밥 한 끼의 힘


김 원장이 말하는 착한 밥상은 '소화가 잘되는 밥상'이다. 소화가 잘돼야 체내에 노폐물이 쌓이지 않고 장이 편안해지기 때문이다. 착한 밥상은 그다지 어렵지 않다. 매끼 양질의 지방과 변형되지 않은 단백질 그리고 소량의 탄수화물과 적당한 양의 채소면 충분하다. 이때 양념을 최소한으로 제한하는 것이 포인트. 고기는 한 번에 흡수되는 양분이 많지 않기 때문에 300g을 한꺼번에 먹기보다는 서너 번으로 나누어 자주 먹는 것이 더 흡수율이 높다.





소화를 강조하는 이유는 노폐물과 연관이 깊기 때문이다. 체내 노폐물이 쌓이면 처음에는 가벼운 피로나 어깨 결림에서 시작하지만 비염이나 아토피 피부염 등의 알레르기 질환과 만성 염증으로 발전할 수도 있다. 첨가물이 많은 들어 있는 음식을 먹거나 과식을 하면 소화하는 데 많은 소화액을 내야 한다. 인체의 효소는 대사효소와 소화효소가 있는데, 소화효소를 많이 쓰면 대사효소가 부족해져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한다. 과음한 다음날 피로가 더 쌓이는 것과 같다. 소화효소를 최소한으로 사용하고, 몸을 유지하는 대사효소를 넉넉히 유지해야 몸의 피로가 쉽게 풀리고 면역과 성장에 유리하다고 한다. 김 원장은 췌장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저는 췌장을 인체의 '에너지 곳간'이라고 표현해요. 음식에서 얻은 에너지를 사용하고 남은 것을 비축했다 적절한 시기에 꺼내 쓸 수 있는 역할을 하는 곳이거든요. 과식을 하거나 첨가물이 많이 든 음식을 먹으면 췌장 소화액의 소모가 일어나고 나중에는 바닥이 날 수도 있어요. 소식을 강조하는 이유도 그 때문이죠."

착한 밥상이 도움되기를


인체 내의 모든 효소는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분비량이 줄어든다. "젊었을 때는 뷔페에 가서 스파게티나 기름진 음식을 많이 먹었는데, 40대에는 두 접시 먹기도 힘들다"라는 말이 나오는 것도 소화효소 분비량이 변했다는 증거다. 인체 효소가 줄어들기 시작하는 30대부터는 소화효소를 낭비하는 식습관은 좋지 않다. 나이가 들수록 소화효소가 없어지기 때문에 젊을 때부터 소화효소를 아껴 써야 한다고 당부했다.


"고기에 대해서도 유연하게 사고하셨으면 좋겠어요. 현대에서 고기는 비만과 건강의 적으로 취급받는 경향이 있거든요. 진료할 때도 '돼지고기를 자주 먹으면 살이 찌거나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아지지 않나요?'라는 질문을 자주 받아요. 하지만 비만은 탄수화물만 제한한다면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어요."

보통 탄수화물을 제한하지 않은 채 돼지고기를 많이 먹어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아지고 살이 많이 찌는 것이란다. 우리나라 돼지고기 연간 소비량은 20kg으로 세계 장수촌인 오키나와의 70kg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돼지고기와 오리는 소화의 기본이자 체력의 근간이 되는 췌장 기능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보약과 같다고 한다. 김 원장도 돼지고기와 오리를 애용한다.

"아이들 중에 식욕부진으로 한약을 먹으면 그때만 반짝 효과를 봤다가 다시 예전 상태로 돌아가는 경우가 있어요. 이런 아이들이 한약에 의존하지 않고도 지속적으로 잘 먹으려면 고기를 조금씩 자주 먹여서 소화효소의 볼륨을 키워줘야 해요. 이것이 식욕부진의 궁극적인 치료 방법이죠."

만 6세는 소화효소의 볼륨이 큰 틀로 완성되는 시기다. 김 원장은 체력의 큰 틀이 완성되는 시기에 아이들의 식습관을 고쳐주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고 의미 있는 일이라고 전했다. 소아 전문 한의원인 아이엔여기(화정점)를 운영하게 된 것도 착한 밥상의 철학과 맥을 같이한다. 김 원장은 음식이 안정돼야 정신적으로도 안정이 된다고 믿는다. 정신과 육체가 건강하게 성장한 구성원들이 사회로 배출됐으면 하는 바람이고, 그 일에 착한 밥상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면 큰 보람일 것이라고. 앞으로 음식에 대해 더 많은 공부를 하고 싶다는 그녀는 진료실의 가운과 부엌의 앞치마 모두 멋지게 소화하고 있었다.

Tip 김수경 원장의 약이 되는 레시피



토마토샌드위치


재료 (1인분)


치아바타·절임 올리브 1개씩, 토마토 1/3개, 양상추 약간, 슬라이스 돼지고기 3조각(혹은 삶은 달걀흰자 1개), 올리브유 1큰술, 딸기잼 적당량, 소금·후춧가루 약간씩

만들기

1 치아바타는 반 갈라서 양쪽 면에 올리브유를 듬뿍 바르고 한쪽 면에만 딸기잼을 바른다. 2 토마토는 모양을 살려 슬라이스하고 양상추는 씻어서 손으로 뜯는다. 절임 올리브는 잘게 다진다. 3 슬라이스 돼지고기는 소금과 후춧가루로 간해 굽는다. 취향에 따라 돼지고기 대신 삶은 달걀흰자를 준비해도 된다. 4 한쪽 빵 위에 양상추-돼지고기-토마토-다진 올리브 순으로 올린 뒤 나머지 빵을 올려 샌드한다.

Tip

밀가루로 만든 음식을 먹을 때 올리브유를 함께 먹으면 소화가 잘된다. 소화가 잘돼야 몸속에 노폐물이 쌓이지 않는데, 이것이 빵에 올리브유를 듬뿍 바르는 이유다.

돼지고기 가지찜


재료 (2인분)


간 돼지고기(항정살) 200g, 가지 2개, 알배추 잎 3장, 집된장 1큰술

만들기

1 가지와 알배추 잎은 깨끗이 씻어 깍뚝썰기한다. 2 마른 팬에 간 돼지고기를 넣고 달달 볶다가 고기 냄새가 고소하게 바뀌면 ①의 가지와 알배추 잎을 넣는다. 3 ②에 집된장을 넣고 뚜껑을 덮어 익힌다.

Tip

돼지고기와 채소의 조합은 늘 좋다. 육류를 먹을 때는 반드시 채소를 곁들여 먹는 습관을 들인다. 고기에 함유된 성분을 흡수하려면 비타민과 미네랄이 필요하고, 채소의 섬유질이 포만감을 주어 고기 섭취량을 줄일 수 있다.

견과류 과일주스


재료 (1인분)


딸기 15개, 잣 15g

만들기

1 딸기는 꼭지를 따서 깨끗이 씻고 잣은 고깔을 제거한다. 2 믹서에 ①의 딸기와 잣을 넣고 간다. 이때 되직하면 두유나 무지방 우유, 물을 조금 넣는다.

Tip과일을 주스로 먹는 것은 추천하지 않는다. 주스로 먹으면 섭취량은 많지만 식이섬유 함량은 적어서 당 수치가 빠르게 올라가기 때문이다. 이때 식물성 지방인 견과류를 함께 갈아 먹으면 이런 문제를 방지할 수 있다. 견과류 대신 올리브유를 넣어 부드럽게 먹어도 좋다.

<■기획 / 장회정 기자 ■글 / 강보라(프리랜서) ■사진 / 안지영 ■사진 제공 / 넥서스BOO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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